용산역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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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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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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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할아버지를 만났다.
저기, 학생, 내가 말이야...혼자사는데 말이야...
정부 보조금 20만원으로 사는 독거노인인데 말이야...
..아, 네, 그러세요.
(드물게도 오늘, 돈 많은거 어떻게 알았지? -_-; )
.내가 말야, 혼자 살아...
..네... (헉, 혹시 변X?)
.저기. 그래서 내가 사진이 한 장도 없어.
나도 사진 한 장 찍어주면 안될까?
..네. 찍어드릴게요. ^^* (휴우...)
-사진을 찍다. 설정 이상하게 되어있는지도 모르고 저렇게 많이 찍다
.내가 고향이 이북이야. 여기와서 가족도 없어.
내가 사진 한 장이 없어. (우신다)
울지마세요. 약속대로 다음 주에 현상해서
아저씨 고시원에 가져다 드릴게요.
내 앞에서 우는 성인 남자, 정말 오랜만에 봤다.
나도 괜히 따라 울었다.
요즘 나는 맨날 울어주신다.
하지만, 몸의 수분이 빠질수록
내 마음은 오히려 차곡차곡 차고 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대략 악어의 눈물이랄까...대략 이런 것도 나르시즘인가....흠.
바람은 쌩쌩 불지만, 나른한 봄 날, 육교에서 용산 할아버지 만나다.
.할아버지, 이 사진들 제가 제 홈페이지에 올려도 돼요?
..그게 뭔데?
.응,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사진은 꼭 주는거지?
.네....
주머니에서 꺼내주신 감자, 마음만은 감사히 잘 받아먹었어요.
냠냠. 꿀꺽.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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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루 있었던 일이래요..
막연히..
나라면..이란 생각이 드네여..
나라면 어땠을까..?
나라면 할아버지 얘기를 들어줬을까..?
어쩌면..그냥 못본척..못 들은척 ..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지..
아마도..
사진은 전해드리겠지만..
어쩜 내겐 아무렇지도 않을 그 사진 몇장으로..
그 할아버지께선..
몇번 몇십번..아니 사진이 닳도록 바라보며..
사람이..가족이 고향이 그리워..
그리구 아무렇지 않은듯 지나치는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워..
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겠지..
가슴이 너무 아프네..속상하기두 하구...

출처 : klimt-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공존
작성자 : 최범식
작성일 : 2004.09.07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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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헌

Comments

24 ★쑤바™★
눈물나네요.... 
8 David Kim
ㅜ.ㅜ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이 생각나네요.......
혼자 뿔쑥 공부 더 하겠다고 미국으로 떠나버리고는 벌써 아버님 얼굴 못본지가 3년이 다 되어 가네여......ㅇ ㅏ ㅠ.ㅠ 
16 초롱소녀
할아버지 야그를 읽으니 마음이 편치는 안네요...
슬퍼지려 하는데요...ㅠ.ㅠ 
13 박소연
윽... 아빠 보구싶당 ㅠㅠ
안본지 어언 한달쯤 되어가고 있는것 같은데..
전화하면 일에 지쳐 가라앉은 목소리 들으면
왜케 눈물이 눈에 글썽글썽 거리는지..
언제까지나 우릴위해 고생하시는 울집가장.
ㅠㅠ 윽.... 눈물나...
전화해봐야지...ㅜㅜ 
22 KENWOOD
참,,,,가슴이 아푸네요,,, 
10 michelle
저라면 돈이나 얻으려 그러는줄  그냥 황급히 자리를 피했을지도 모를 일이네요.
자세한 내용도 모른체 말입니다. ㅠ.ㅠ
안타까운 일이네요. 갑자기 또 아버지가 생각나는 건 뭘까~ ㅠ.ㅠ 
5 이명헌
이걸보고 맘이 넘 울적해지드라고요..
저도 조금만 더 순수해지는 맘을 가져야겠어요...
부모님이 그리워 지는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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