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분명히 틀림없이 조형성이 강조된 예술분야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흔히 이야기 하는 조형예술과는 분명하게 다른 한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단순히 형태를 이루어 서 있는것을 넘어서 그 내부에 공간을 만들어내어 공간과 형태가 결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입니다.

때문에... 외부의 형태에만 치중할수도, 반대로 내부의 공간에만 모든것을 할애할수도 없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축의 중심을 조형성 보다 "공간성"에 두는 편 입니다. 시각적 형태에 치중한 나머지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을 다룸에 있어 소홀하다면 그것은 건축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조각이나 조형물에 가깝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공간에 치중하다가도 눈에 보이는 "형태"와 "조형"을 소홀히 할수 없음은 어쩔수 없는 디자이너의 본성인가 봅니다.

개인적으로 소품을 좋아 하는 편 입니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요소 요소의 소품들을 완성도 있게 디자인해서 전체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호 합니다.

건축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몇몇의 소품들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계단이라 할수 있습니다.

가장 건축적이면서 가장 조형적인 장치가 바로 계단인데, 특히나 외부에 드러나는 옥외계단의 경우는 건축가의 디자이너적 감성을 가장 잘 표출하는 대상물 입니다.

5개월여의 공사끝에 드디어 과천근린생활시설이 준공되었습니다.

항상 그렇듯 뿌듯함과 함게 얼굴을 부끄럽게 만드는 실수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띄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습니다.

더욱이... 실제 사용할 건축주의 높은 만족도는 그간의 힘겨웠던 순간들에 가장 큰 보상이 됩니다.

좁은 대지에 여유롭지 못한 오픈스페이스 면적으로 인하여 가급적 가벼운 계단을 디자인 하고자 하였습니다. 최소한의 구조부재와 재료들을 사용하여 밝고 경쾌한 느낌의 계단을 만들고자 하였는데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만들어졌습니다.

여러 아쉬운점들을 뒤로하고 "세상에 하나뿐일 계단"으로 하여금 나름대로의 뿌듯함을 느낍니다.

계단의 설치 유무를 놓고 의견충돌을 빚었던 건축주도 결과물 앞에서 매우 흡족해 하여 기쁨이 더욱 큰것 같습니다. 가끔은... 확신에 찬 고집은 부릴만 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부디... 좋은 건축주 만큼이나 좋은 건축, 좋은 공간이 되어 사용하는 이들의 삶에 커다른 행복이 되었으면 합니다.

獨樂....